마
흔
길
넘
어
와
보
니
마흔길넘어와보니
눈부신 봄 찾아와도
가슴속 깊은곳에 피어있던
진달래 영산홍 모란철쭉...
다 시들시들 해지더군
아내몰래 숨겨둔
기십만원 비자금들통 날때처럼
눈앞 비바람 막아낼 좁은어깨,
식솔들 떠받칠 후들거리는 다리,
삐꺽대는 철교마냥 밤새끙끙
앓는.
독한 노동에 시달린 고장난 몸
기팍죽은 샌드위치 잠속에는
아련한 추억의 불빛하나 보이지 않고
이승의 가시개똥밭 어두운 대낮거리
찬바람에 떼무더기 굴러가는 젖은 잎속의
내가 보이더군
쉬어갈 주막한채 없다는
황천길 가는
귀신들만 무수히 보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