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보
라
우
우
울
부
짖
는
밤
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고
땅값이 오른다고
참사랑 교회 권사 송여사도
사람좋기로 소문난 현희 아버지도
호들갑 잘떠는 여편네도
막노동꾼인 나도
삼팔광땡 잡은듯 헤헤거릴때
온마을 사람들 얼굴에
비린 장미빛 웃음꽃 은밀히 피어날때
봄은 오지 않았지
캄캄한 폐속에 삼백년 묵은 그윽한
밤꽃향기 훅훅 불어넣어주던
숲은 사라져갔지
부르도저와 포크레인에 처참하게
짖밟히고 파헤쳐진
신산본 당동 밤바위산
알몸의 나무들은 하늘향하여
기도하던 팔 내리고
온몸이 창이되고 칼이되어
따뜻한 이불속에서 서로의 몸 탐하는
등불꺼진 사람들의 마을
부들부들 진저리치며 바라보고 있었지
눈보라 우우우 울부짖는 밤에